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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하는 생각

25.01.18

1. 15년 전 경찰서에서 군복무를 할 때 타소대 고참의 가혹행위를 고발한 일이 있었다. 후임들을 무자비하게 패고 다니면서 자신은 나중에 경찰공무원이 될 거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 가해자는 만기 영창을 살고 타중대로 전출됐다. 폭력 피해자들이 그 후로 다른 고참들에게 보복으로 괴롭힘을 당하자, 내가 신고자라고 밝힐 수밖에 없었다. (경찰 본청에서 신고자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정도로 군대는 부조리가 기본값이었다.) 그 후 한동안 중대 고참들은 나를 지뢰 보듯 대하면서도 교묘한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
욕설 폭행 가혹행위는 시간이 지나며 대부분 무의식으로 가라앉았다. 그런데 두 가지 충격적인 일이 나의 부조리에 대한 의식적 공포를 극대화시켰다. 한가지는 가해자가 전출 전에 사무실에 요청해 나를 불침번 세워놓고 두시간동안 신고 사건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밝혔던 사건이다. 그 당당한 태도, 마치 이번 일이 자기 군생활의 하나의 해프닝이었고, 이번 모험을 통해 나는 한단계 발전할 것이다 라는 듯한 태도. 신고자의 의견이나 신고의 정당성같은건 말할 틈도 없었다. 가해자가 신고자를 근무에 세워놓고 두시간동안 일장 연설을 했지만 내 기억에 남은 것은 반성없는 그 태도 뿐이다.
또 하나는 동갑이었던 소대 고참 하나가 사람 좋은 척 어른스러운 척하는 태도로 다가와 한 말이다. “너희가 막내라 힘든건 알겠는데, (막내생활 11개월 중 9개월째였다.) 그녀석이나 우리나 다 친군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지금까지 나에게 그 말은 씨앗처럼 심어져 대한민국 사회의 부조리라는 거대한 공포로 자라났다. 그러니까 친구들끼리 뭉쳐서 권력을 잡으면 무슨 짓을 맘대로 하더라도 남들은 건드려선 안된다는 생각이다. 건드리는 놈은 다 배신자라는 인식이라니.
가해자가 나중에 경찰공무원이 됐는지 어쨌는지 잘 모르겠다. 잘생기고 남자다운 이미지에, 전형적인 강약약강이니 한국사회에서 살기는 아마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뒤에 저 말을 했던 녀석은 몇년 전 전해듣기로 경찰공무원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공무원이 특별히 정의롭다거나 정의로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20대 초반의 나는 지나치게 순진하고 무지했지만, 공무원이 사회의 기본적인 룰과 인간성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이명박은 자신과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모조리 거짓말쟁이라 하고, 박근혜는 모조리 배신자라 하는 것을 보았다. 윤석렬은 모두가 평가하듯이 그간 자칭 보수들의 어이없는 부조리를 모조리 눈덩이처럼 굴려서 국민들에게 달려들어온 재앙이었다. 권성동은 내란수괴를 친구라 부르며 아직도 국민들에게 가시를 세우고 있고, 내란당은 언제나처럼...뭐 그렇다.
2. 천주교인인 문재인 대통령은 공무 중 친구가 찾아오면 아예 등을 돌리고 앉아 일절 상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나는 기독교인에게는 그 태도가 마땅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 성경 구절에 있다.
마태복음7장 11 너희가 악해도 너희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느냐? 너희는 내가 땅 위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마태복음 10장 35절 나는 '아들이 제 아버지를, 딸이 제 어머니를, 며느리가 제 시어머니를 거슬러서 갈라서게' 하러 왔다.
36절 '사람의 원수가 제 집안 식구'일 것이다.
37절 나보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내게 적합하지 않고, 나보다 아들이나 딸을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내게 적합하지 않다.
38절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내게 적합하지 않다.
39절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나는 이 구절에서 하나님은 기독교인이 내 주변의 몇몇하고 친교하느라 하나님 나라를 망가뜨리는 것을 싫어하신다는 것을 읽었다. 그래서 같은 이유로 스스로 기독교인이라 소개하거나 교회에 다니면서 윤석렬을 지지하는 사람을 친구라고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친구는 많지 않지만..) 국민을 적으로 삼고 자기들끼리 친구라고 울먹거릴 거라면, 즉 민주공화국의 권력을 사유화할 위험이 있다면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을 자격은 없다.